다음 달 크리스마스 전후로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때가 때이니만큼 비행기 값이 비쌀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아주 싸게 구입했다. 한달이 얼른 갔으면 좋겠다.
또 다시 추운 겨울의 덴마크이지만, 매서운 바람의 겨울이라도 가끔 그립다. 분위기는 따뜻했기에. 건물들에서 새어나오는 오렌지빛 조명들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밤거리가 운치 있어서 맘에 든다. 이번에도 밤 거리를 오래도록 거닐어야지 :)
5일정도 덴마크에 4일정도 노르웨이에 머무를 예정이고.
군탁이가 코펜하겐 스타벅스에서 텀블러가 있으면 사오란다.
▒ OG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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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체크인을 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였다. 그 덕에 정말 할 일 없었고 -_-;
괜히 시계만 자꾸 들여다 보았다.

다행히 KML 홈페이지에서 좌석을 내 맘대로 바꿀 수가 있어 그나마 편했다.
약 10시간에 걸쳐 암스테르담에 도착.
예정된 시간보다 비행기가 1시간이나 딜레이 되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거의 모든 항공이 딜레이.. 그나저나 코펜하겐 공항에서는 예스퍼가 기다리고 있다구. 갖고 있는 돈이라고는 한국돈과 덴마크 크로네 뿐이어서 전화도 못해 ㅠ_ㅠ
아니 가보지 못한 게 아니고 그땐 밤이어서;

그리고 메트로 안의 예스퍼와 나.
다음에는 기필코 여름에 가리라. 불끈!
덴마크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으로 빵을 먹고. (음, 여기는 치즈가 종류도 다양하고 참 맛있다)
오늘 하루 침대를 바꿔야해서 짐을 챙겨놓고 홀에 앉아있었다.
저 쪽에 앉아있던 두 남자가 이쪽으로 오며 말을 걸었다. 보기엔 그렇게 안 보였지만 어린 그리스 친구들 ㅎㅎ (왜 서양 사람들은 원래 나이보다 10살은 많아보이는 거냐!!) Thanasis와 Apostolis.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사실 10%도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영어를 하기는 하는데 이게 완전 단어만 영어지 발음은 그리스어라서 통역이 필요했다. Apostolis는 스웨덴에서 공부를 학생이고 Thanasis는 Apostolis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사실 Thanasis는 영어에 익숙해 보이지 않았다. 나에게 뭐라고 질문할 때마다 내가 Apostolis를 구원의 눈길로 쳐다보면 그가 다시 말을 해주는데 사실 발음이 둘 다 같아 알아들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ㅎㅎ

*Apostolis*
미국 드라마 Alias에서 Will Tippin역을 맡고 있는 Bradley Cooper와 상당히 닮아있다

짙은 갈색의 속눈썹이 상당히 긴, 예쁜 청년

무슨 이야기를 그리도 재미있게 나누었는지 밥 먹은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금방 출출해졌다.


* 메인스테이션에서 호스텔로 타고 다니던 버스, 공항에 갈 때도 이용 *
Thanasis가 지도를 펴고 자신이 가고자했던 곳을 찾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이 둘은 나를 위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 할 때도 영어를 썼지만 내가 못 알아듣는 건 마찬가지. (미국영어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나는 사실 영국영어도 제대로 못 알아듣는데 어떻게 그리스식 영어를 알아듣느냐 말이다.)

이들이 너무나 가고싶어했던 카페에서는 작은 공연이 있었다. 그곳은 천정이 상당히 높았고, 아기자기하거나 고풍스런 디자인은 아니지만, 굉장히 자유분방해 보이는 공간이었다. 나쁘지 않은 그곳 밴드의 공연을 보고 우리는 다시 호스텔로 향했다. 음악얘기를 하며 우리는 같이 R.E.M.의 Losing my religion을 흥얼거렸다. 앞으로 이 음악을 들으면 이 그리스 두 청년이 생각나리라.
Oh, life is bigger
It's bigger than you
And you are not me
The lengths that I will go to
The distance in your eyes
Oh no, I've said too much
I set it up....
.... I thought that I heard you laughing
I thought that I heard you sing
I think I thought I saw you try.....
나는 6시 예스퍼가 오기를 기다리며 다시 호스텔 로비에 앉아있었다.
내 앞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라틴계 남자가 말을 걸었다. "Are you American?" 아니 뭘 봐서? -_- 그럴리가 있나. 포르투갈에서 왔다는 그는 이곳 물가가 비싼지 모르고 공항에서 이곳 호스텔까지 택시를 타고 왔단다! 허걱 놀래서 입이 떡 벌어졌다. 사실 불쌍했다 ㅠ_ㅠ 적어도 5만원은 나왔을텐데...... 더 얘기를 나눴으면 재밌을 거 같았지만, 바로 예스퍼가 도착했고 그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었고, 난 그 미소가 예쁜 포르투갈 청년과 헤어져야만 했다 ㅎㅎㅎㅎ
예스퍼와 나는 250S번 버스를 탔다. 그 버스는 2층 버스이고 내가 그곳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탄 버스지만, 버스타고 항상 두 정거장만 가고 내려야 했기에 2층에 올라가보질 못했는데, 드디어 올라갔다! 2층 맨 앞자리! 이거 완전 놀이기구 타는 기분이었고 너무나 신났다!! 가면서 내 차 morning 오렌지 색이 보였고, 예스퍼에거 저거 내 차랑 같은 거라고 얘기해주었고, 나중에 이는 노르웨이 예스퍼에게 내 차를 설명하는 가운데 등장한다.
한 10분 갔나?? 어제 왔던 노르웨이 예스퍼네로 향하고 있었다. 여전히 예쁜 조명과 아파트들.. 역시나 들어서면 좋은 향이 나는 예스퍼의 방. 또 다시 예스퍼의 수다가 시작되었고, 음악은 심시티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이런 저런 음악 얘기를 하고, 영화 얘기를 하고, 피자를 주문하고. 가기로 했던 Christiania로 갔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 이런 곳이 코펜하겐에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한, 정말 히피스런 곳. 판자집 집이 이곳 저곳 보였고, 불도 지펴놓은 곳이 있었다. 실외에 있는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들. 모두들 굉장히 오래 돼 보였다. 그곳에 있는 바에 들어갔고, 이곳 사람들은 외부에 있는 사람들과 복장도 다르고 생김새도 많이 달랐다. 예스퍼가 맥주를 안 마시겠던 나에게 물을 사주고(난 이날 물만 한 5~6병 마셨을 거다), 바에서 나와 그곳을 좀 걸었다. 낮에 왔으면 좋았을 걸, 정말 시간이 없어 제대로 못 본 곳 중의 하나, 이곳 크리스티아나. 가기로 한 재즈 콘서트가 있는 클럽에서는 현금만 받아서, 현금이 없는 우리는 들어가지 못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코펜하겐 중심으로 가기로 했다.
우선은 어느 클럽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고 음악 소리가 많이 큰 곳이었다. 노르웨이 예스퍼가 한국말을 조금 물었다. "맥주 한 개요" "맥주 두 개요"를 가르쳐줬더니, 자기는 이제 한국에 가도 된다며 덴마크 예스퍼에게 '우리 한국으로 가자'고 했다.
조금은 덜 시끄러운 다른 클럽으로 가기로 하고, 예전에는 게이클럽이였지만 지금은 아닌 클럽에 들어갔다.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 두 명의 예스퍼는 술을 마시고 난 또 물을 마셨다. 그 곳에서도 한국어에 관심을 갖는 노르웨이 예스퍼. You idiot을 알고싶어하는 그에게, '바보' '병신'을 알려주자, 자기와 눈을 마주치는 덴마크 인들에게 바보, 병신,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아주 신났다. 그러기를 몇 시간; 이제 나도 웃는 데에 지치고 그도 지칠만한데 그만두질 않는다. ㅎㅎㅎ 한국어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갖는 노르웨이 예스퍼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덴마크 예스퍼가 약간 삐졌다;
이번에는 그곳에서 일어나 정말로 게이클럽엘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몸이 '휘청'거렸다. 뿌연 담배연기 때문에.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사람들을 좀 구경하고 있었는데, 어떤 게이 아저씨가 오더니 뭐라뭐라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만 내 손을 잡는다. 너무 좋아한다; 부드럽게 만져대기를 5분.... 아주 좋댄다. -_-; 어지러움이 점점 더해와서 밖으로 나가야만 했고, 코트에는 담배 냄새가 너무 많이 배어있었다.
걸어서 간 곳은 메인스테이션과 가까운 코펜하겐 광장. 시간은 오전 5시쯤 되었고, 그 추운 곳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헤어질 때임을 알고, 우선은 집까지 걸어간다는 노르웨이 예스퍼와 작별인사를 했다. 아, 정말 좋은 친구. 한국에 있으면 정말로 단짝 친구할 친구. 헤어지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를 너무 즐겁게 해준 친구. 웃음을 끊임 없이 안겨준 친구. 앞으로 영영 만나보지도 못할 수 있다 생각하니, 아- 눈물나.
덴마크 예스퍼와 호스텔로 향했고, 이따 몇 시간 뒤에 공항으로 데려다준다는 걸, 내가 극구 말렸다. 나 때문에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밤까지 새서 놀아줬는데 어떻게 나오라고 하겠는가. 피곤할테니 집에 가서 푹 자라고, 나 공항까지 혼자 갈 수 있다고 해주고. 잘 가라고 너무 즐거웠다고 했다. 굿바이 허그를 하면서 정말 울컥 나오려는 울음을 참고, 더 있으면 정말 울 수 있을 거 같아 얼른 가라고 하고 울음을 감추려 뒤돌아 호스텔 안으로 들어갔다.
...
..
이번 여행은 나 혼자였기에 더더욱 좋았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고,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된 것.
정말 짧은 4일 동안의 덴마크 여행, 아쉬움이 많이 남은 시간들. 하지만 한 달 이상 있던 것처럼 얻은 것도 많았다.
음, 다음에는 어디로 가볼까 :)
이 날은 내가 유럽에 온 후 가장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비도 안 왔고 햇빛이 쨍 했으니까. 그런데도 왜 이리 날이 우울해보이는 것인가. -_-
코펜하겐 메인 스테이션에서 기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스웨덴 malmo.

* malmo central station / Canon 300D *
기차에서 내려 눈앞에 바로 보이는 건 버거킹. 이따가 한 번 먹어야지,하고 결심하고 (하지만 못 먹었다) tourist information center를 찾기 시작했다. 사실 역 안에 있었는데 밖에서 찾았다; 그곳 소파에 앉아 지도를 보며 어디로 가볼까 고민하고 있었고, 저 옆에선 무슨 기자처럼 보이는 여자분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근데 그 여자 나한테 걸어오더니만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쏼라쏼라~. 응?? I'm sorry?? 라고 하니, 그곳 주민(?)이 아님을 깨달은 여자는 나에게 영어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자기는 XX에서 왔는데 내 모습을 찍어도 되냐. 나중에 sheet에 사인 좀 해달라, 등등. 난 그냥 나 하던 거 하고 있으면 되었고, 중간에 한번 내 발의 위치를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지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촬영이 끝났고 종이에 집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그리고 싸인을 해주었다. 사진은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준댔다.
역에서 나와 처음 간 곳은 시청 앞 광장.

* 시청 앞 광장 / GR Digital *
조금 더 걸어 도착한 곳은 Slotts tradgarden이라는 곳. 호수와 정원 그리고 풍차가 있었다.
Contax i4R / GR Digital

* Turning Torso / GR Digital *
코펜하겐 기차에는 개도 탈 수 있고, 자전거를 갖고 탈 수도 있다.
저녁 7시쯤 예스퍼를 만나기로 했고 그는 약속시간에 조금 늦게 나타났다. 나 땜에 아주 고생한다.티켓을 안 가져왔대서 다시 사무실로 돌아간 예스퍼;
버스를 타고 간 곳은 예스퍼의 노르웨이 친구, 예스퍼네 아파트. 그 노르웨이 친구도 이름이 예스퍼다; 그 이름이 그리도 흔한가 그곳에선. 거기 아파트가 정말 예술로 이뻤다 ㅠㅠ 정말 사진으로 못 찍은 게 죽을 때까지 한이 될 듯. 한국에 있는 그냥 직사각형 건물이 아니다! 이거야 원 말로 설명도 안되고 그렇다고 그림으로도 못 그리겠고. 그냥 기억속에서만...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방들의 불빛도 환한 형광등이 아닌, 모두가 백열등을 쓰고 있는지 주황색 백열등 색을 띠었다.
문을 열고 반갑게 맞이하는 예스퍼.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했었나; 사실 뭐라고 나한테 한국말을 써줬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정말로 깨끗하고 아늑한 방. 좋은 향까지 났다. 그 향이 뭔지는 몰라도 그 노르웨이 예스퍼한테도 계속 났다.
일본어와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노르웨이 예스퍼. 5개국어(노르웨이어, 덴마크어, 독어, 영어, 일본어) 구사 가능(부럽다;; 정말정말), 덴마크에서의 지겨운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일본 문화를 접하게 되고 일본어 공부중. 언어와 음악, 문화 등에 관심이 많은 그는 말도 많았다. ㅎㅎ 조금도 쉬지 않고 말을 하는데, 입이 떡 벌어질 정도. 덴마크 예스퍼와 나는 거의 듣고만 있고; ㅎㅎ 그래도 상당히 유머가 있는 편이라 내가 한참을 웃었다.
콘서트 장으로 갔는데 이거야 원, 음악이.... radiohead, coldplay, muse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밴드인가보다. 음악을 막 흐느낀다. 우리는 얼른 그곳에서 벗어나 다시 예스퍼네 집으로.
내일 덴마크 예스퍼가 일을 해야하는 관계로 우린 잠시 후에 자리를 떠야만 했다. 내일 Christiana에 있는 재즈 콘서트에 가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했다.
호스텔로 돌아갈 때는 지하철인 Metro를 이용했다. 그곳 지하철은 운전사가 없이 무인으로 작동된다. 그래서 우린 맨 앞자리로!!

* GR Digital *
- 나중에 안 것이지만, 지하철 이용하고 택시 탈 필요가 없었다. 지하철 역이랑 호스텔이랑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던데;; 예스퍼, 괜히 택시비 날렸네.
Kronborg Slot - 엘시노어 성, 햄릿
두번째 날, 수요일.

* Contax i4R *
코펜하겐 메인스테이션에서 기차로 약 35분 거리에 있는 Helsingor.
여전히 날씨는 우중충했다. 역에서 북서쪽을 (맞나?) 보니 약 500m(정도 되려나) 저 멀리에 햄릿의 엘시노어 성으로 알려진 Kronborg 성이 보였다.

* GR Digital *

* 헬싱괴르 역에서 Kronborg 성으로 가는 길 / Canon 300D *

* GR Digital *

* 성에 도착하자마자 밥 달라 날 계속 쫓아다니던 놈 / Canon 300D *

* 성의 안 쪽 / GR Digital *

* 옛날 빨강머리 앤에서 본 듯한 그 길과 흡사 / Contax i4R *
사실 다른 날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날도 꽤 추웠기에 카메라를 별로 꺼내들지를 못했다 ㅠ_ㅠ
덴마크에는 여기 말고도 성들이 상당히 많은데, 촉박한 시간 때문에 다른 성을 보지 못한 점이 너무나 아쉬웠다.
사진으로만 봐도 우울한 날씨.
여행하기엔 좋은 곳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뚜렷한 한국에서 살다가 저런 곳에서 살면 나 완전 심한 우울증 걸려 미쳐버릴것만 같아.
- 다음에 여행갈 때는 따뜻한 날에 갈 것!
odense. 안데르센의 고장.
덴마크는 크게 Jutland 반도, Funene 섬, Zealand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덴세는 이 중 Funen 섬에 위치하고 있고, Zealand에 있는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약 1시간 40분 거리에 있다. 따라서 섬에서 섬으로 기차로 이동하는 것인데, 이는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라 한다.

* Odense 역 *
우선은 역에서 내려 지도를 보기 시작했고, 건물에 붙어 있는 거리 이름을 봐 가며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움직였다. 여러 상점 들을 지나 안데르센이 어린 시절 살았던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안에 들어가도 되는 것 같았는데, 그냥 밖에서만 훑고 지나쳤다.

*안데르센의 어린시절 집*
이곳 고장의 집들은 빨강 노랑 주황색으로 돼 있었고, 상상하고 있던 동화에나 나올 법한 집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길은 일반 시멘트 바닥이 아닌, 온통 자갈보다 약간 큰 돌로 되어 있어서 운동화가 아닌 구두를 신은 나로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근데 이런 길이 이곳 오덴세 뿐만 아니라 코펜하겐 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추운 날씨에 중간 중간 비까지 내려주셨다; 안데르센 동상이 서 있는 곳에 도착하니 해가 드디어 나기 시작하고 그래서 조금 쉴 수 있었다. 비가 내렸던 널따란 잔디에 해가 짠하게 비추는 모습은 정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안데르센 동상*

*돌로 된 종이배*
+ 우체국을 찾는데, 갖고 있는 책에 나온 데와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엄청 헤맸던 기억.
저녁에 코펜하겐으로 돌아와 예스퍼와 중심가를 돌다가 추위를 피해 재즈 연주가 있던 카페로 들어갔다.

*카페 안에서의 예스퍼*
호스텔 방에 들어오니 아무도 없었고 난 '남자'들과 같이 써야하는 방에서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잘 잤다. 새벽 2~3시쯤 됐으려나 방문 여는 소리와 함께 두 남자의 소곤소곤 목소리가 들렸다. 다들 내가 깰까봐 소곤거리며 자기 침대로 올라가는데 (3층 침대가 두개였기에..) 아무리 조용히 한다고 해도 소리 침대 삐걱거리는 소리 다 난다구!!
나중에 안 것이지만, 내 침대 위(3층)에서 잠을 자는 친구는 네덜란드에서 왔고, 건너편 2층에서 자는 친구는 호주에서 왔다.
언제도 얘기한 바 있지만,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나라들은 항상 나에게 있어 일종의 로망이었다 ㅎㅎ
한국을 떠나는 날, 우선 인터넷으로 체크인을 했다. 사실 인터넷으로 체크인 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어쩌다가 항공편 예약이 제대로 돼 있나 확인하러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던 것 뿐이었는데, 체크인 어쩌고가 있길래 ㅎㅎ 여튼 인터넷 체크인 때문에 공항에서도 모든 수속이 금방 끝났다.
약 2~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별 일 하지 않으면서도 땀 흘리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환전을 못 할 뻔했다; 또한 덴마크용 plug도 못 살뻔하기도 하고. (아 근데 이거 플러그가 전혀 필요없었다. 한국이랑 같잖아!) 뛰다보니 느낀 건데 공항이 너무 길더라는...
너무 많은 현금을 갖고다니기엔 위험하고 해서 적당히 30만원 어치만 환전을 했다. 환율 166.42에 DKK1,800 (100 크로네 18장)을 지갑에 넣고 33번 게이트로 향했다.
덴마크의 화폐에 대해 나열하자면,
+ 동전은 7가지 - 0.25/0.5/1/2/5/10/20
+ 지폐은 5가지 - 50/100/200/500/1000
동전이 참 많기도 하다.
DKK20면 한국돈으로 3,300원 가량. 자 여기서 덴마크의 물가가 얼마나 비싼지 가늠할 수 있다 -_- 3,300원이 동전이라니.. (20크로네는 덴마크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뭐 한국동전 500원 정도로 생각하면 되니까)

우선 비행기는 싱가폴항공이었고 싱가폴에서 코펜하겐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했다. 싱가폴 가는 데에만 6시간 30분. 우우- 그래도 싱가폴에서 코펜하겐으로 가는 것 만큼 지루하진 않았다. 싱가폴에서 코펜하겐은 13시간이었으니까 -_- 우선 싱가폴 공항에서 2~3시간을 기다려야했는데, 다행히도 Free internet이 되어서 중간 중간 웹메신저로 소민양과 그리고 덴마크 친구인 Jesper(예스퍼)와 채팅도 즐기다가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시간은 잘 가더라.
싱가폴에서 덴마크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고. 아 근데 왕복 4번의 비행기를 탔는데 다 window seat이었다. 이거 영 불편한게 아니다. 중간중간 일어나서 허리 운동도 하고 다리 운동도 하고 싶은데, 나가기가 무척 곤란해서 왕복 약 40시간의 비행동안 단 한번의 화장실만 이용했다 -_- 허리가 끊어지더라.. oTL 덴마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워낙에 지루한 시간이었는지라 13시간동안의 비행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캐리비안의 해적2도 보고, 최성국 나오는 '구세주'도 보고 (아 이건 싱가폴 가는 비행기였나..여튼;). 음 푹 자야하는데 사실 앞에 앞에 앞에 자리에 있는 아가가 잘만하면 울어대서 한숨도 못 잤다. 두 번의 기내 식사. 그냥 저냥 맛있었다. 예전 같으면 식사에 나오는 빵을 안 먹었을텐데 며칠 동안 있을 '빵식사'에 익숙해지기 위해 나오는 모든 빵을 다 먹었다. 버터와 치즈까지 몽땅.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마치고, 트렁크를 기다리는데 트렁크가 생각보다 늦게 도착하여 기다려야만 했다. 밖에서 Jesper가 기다리고 있을텐데, 오전 7시 15분에 도착한다고 얘기해놨는데 벌써 7시 3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생각보다 작은 코펜하겐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는 예스퍼. ㅎㅎ 사진이랑 똑같다. 반가운 마음에 우선 사진부터 살짝 찍어주는 센스! 후후. 우린 우선 기차를 타고 공항을 벗어나야했다. 공항에서 몇개의 기차편 시간표를 챙기고. 근데 이 시간표 어떻게 보는 건지 완전 앞이 캄캄했었다. 수많은 숫자들과 처음보는 문자들.. 도대체가 영어로 돼 있질 않아 당황스러웠다. 그것뿐만 아니라 코펜하겐 메인스테이션이며 모든 곳에서 영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보고 덴마크어를 배우라는 거야 뭐야 ㅠ_ㅠ
그곳에선 할머니고 할아버지고 어느 누구에게 영어로 질문을 하면 다 대답을 해준다. 그래서 표지판이 영어로 돼 있을 필요가 없구나~하고 내멋대로 생각했다. ㅎㅎ
오전 이른 시간이라 예스퍼도 출근하기 전이었고 해서 날 호스텔로 데려다주었다. 호스텔에 들어가기 전에 tourist information center에 들렀으나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체크인을 하고 침대를 배정받고 간 방 문을 열자, 헉. 한 남자가 옷을 입고 있었고 두명이 자고 있었다. '남자들이랑 같은 방을 써야한단말인가' 당황스러움을 감추고 얼른 트렁크를 라커에 두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난 감춘다고 감췄는데 예스퍼는 눈치를 챘나보다. 메인스테이션으로 향하는 길에 날 너무 걱정해줬다. 이따 저녁에 tourist information center 앞에서 보기로 하고 예스퍼는 일하러 갔다. 난 코펜하겐 카드를 사고 지도 몇개를 얻어서, odense로 향하기 위해 메인스테이션으로 발을 돌렸다.

유럽. 그것도 북유럽.
예전부터 '넌 해외로 여행을 가면 어딜 가고싶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북유럽'이라는 대답을 했었다. 북유럽에 대한 환상이 좀 있었던 듯. kings of convenience의 뮤비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내가 상상하던 북유럽, 노르웨이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다.
이번 덴마크는 노르웨이랑은 많이 다르겠지만 덴마크 특유의 정서를 한껏 느끼고, 길지 않은 일정에 혼자서 가는 첫 해외 여행이니 만큼 좋은 추억 만들어와야지.
아아 그리고 내년엔 노르웨이를 갈까.
